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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및생태]/여행&나들이

봄의 미각을 찾아 서천으로

by 만경사람(萬頃人) 2010. 3. 31.

 

 

 

 

  만물이 약동하는 봄은 미식의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이즈음 서해 바닷가를 찾으면 계절의 느낌 물씬 풍기는 별미거리를 만날 수 있다.

봄철은 많은 어종이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모여 든다.

때문에 신선한 해물이 넘쳐난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를 앞세워 '서해안 미식기행 1번지'로 떠오른 충남 서천군 홍원항은 요즘 살이 통통하게 오른 주꾸미가 제철을 만났다.

주꾸미의 오동통한 숏다리를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란 입안 가득 맑은 침을 고이게 한다.

그뿐인가. 봄철의 대표 어종격인 야들야들 도다리도 서천 앞바다에서 떼로 잡힌다.

거기에 보리 순이 올라올 즈음 최고의 맛을 낸다는 '보리 숭어'는 가는 겨울이 아쉬운 미식가들의 쫄깃한 별미거리이다

  쫄깃한 주꾸미 한 점이 그리운 시절이다.

서천 마량포구 동백숲에 춘백이 하나둘 선홍빛 망울을 터뜨릴 즈음 서해의 별미 주꾸미도 제철을 만난다. 

2월 하순까지만 해도 작황이 시원찮아 어민들의 걱정이 태산이었다. 

3월에 들어서며 홍원항은 주꾸미 풍어가 시작됐다.

  주꾸미는 생김새가 낙지와 비슷하다.

하지만 몸집이 더 작고 다리도 짧다. 특히 다리의 길이는 몸통(머리)의 두 배 정도밖에는 안된다.

우리의 서해안 얕은 바다에 많이 사는 주꾸미는 쭈깨미, 쭉지미, 쭈껭이 등 포구마다 부르는 이름도 제 각각이다.

가을부터 조금씩 나오지만 산란기를 앞둔 3~4월이 제철이고 이 때가 맛도 뛰어나다.

5월 이후엔 깊은 바다로 이동해 잡히는 양도 적고, 살이 질겨져 맛도 떨어진다.

주꾸미는 롱다리 낙지에 비해 통통한 살집이 쫄깃-부드럽다. 오동통한 숏다리는 마치 갑오징어를 먹는 느낌이다.

 산지 포구에선 산 채로 요리하는 전골과 샤브샤브가 인기다. 

뱃사람들은 참기름이나 초장에 찍어먹는 산주꾸미를 최고로 친다.

어민들은 주꾸미의 맛은 역시 '알'이라고 말한다.

알은 흔히 머리라고 부르는 몸통에 들어 있다.

알의 생김이 잘 익은 밥알과 비슷해 '주꾸미 쌀밥'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몸통을 잘라 통째로 입에 넣어 씹으면 마치 잘 찐 고두밥을 먹는 듯하다.

주꾸미의 또 다른 맛은 먹물. 방어 수단으로 내뿜는 무기이지만, 숙취 해소에 효험이 있다.

  활어를 판매하는 홍원항산지에서는 주꾸미를 주로 샤브샤브로 먹는다.

다시마, 무, 양파 등을 넣고 맛을 낸 육수에 파와 쑥갓 등 야채를 넣고 끓이다가 주꾸미의 머리 부분을 잘라 넣어 익히고, 다리는 살짝 데쳐 먹는다.

짭짤하면서도 쫄깃 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몸통 속 먹물도 건강식이다.

특히 주꾸미 샤브샤브 국물에 먹물을 터뜨려 끓여 먹는 라면의 맛이란 유명 레스토랑의 먹물 스파게티가 부럽지 않다.

주꾸미는 서해안 전체가 어장이라고 보면 된다.

유독 홍원항이 서해안 주꾸미 일번지로 통하는 것은 이곳 앞바다에 어장이 형성돼 있는 데다,

집산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10년 넘도록 해 온 축제가 홍원항을 일약 최고의 명산지로 탈바꿈 시켜 놓았다.

  올해도 서면 홍원항에서는 주꾸미 축제(3월20일~4월2일)가 펼쳐진다.

올해로 11회째. 동백 개화시기에 맞춰 개최 되는 이번 축제는 체험 위주의 풍성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특히 직접 배를 타고 나가 주꾸미를 잡아 보는 주꾸미잡기체험, 주꾸미 낚시, 민속놀이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주꾸미 축제장에서는 주민들이 음식 요리 부스를 만들어 관광객을 맞는다.

올 축제에서는 '선녀네' 등 13동의 요리 부스가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