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6 인근 텃밭
친구로부터 텃밭으로 쓰겠다며, 근처 340평이 조금 넘는 땅에 주인 행세하며, 20여평을 삽질과 괭이질로 갈고 엎은 뒤,궂은 여름 날 밤고구마 한 묶음(80~100포기)을 심었다,
아울러 덤으로 토란도 심고, 지난 2월 우도의 뽀요요에서 얻어 온 우도산 땅콩. 발아시키는데 어려움이 많던 우여곡절 속에 몇개를 발아 시켜 수확은 어찌 할까? 생각치 않고, 같은 시기에 심어 두었다.
하루 내내 뜨거운 여름날의 햇볕에 숨이 죽어 시들했던 고구마 줄기들이 보기가 안쓰러워 해질 무렵이면 밭에다 물을 대는 작업이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재미가 솔솔했다.물을 주고나면 금새 되살아나곤 하는 재미에 빠져 힘든 줄 모르고,
가뭄에 몇날 몇일, 물을 길어다 주어가며 줄기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기를 학수 고대했다.
지난 여름 고추며, 가지, 쌈채로 먹기 위한 비트,당귀 고수등등 상추정도는 기본, 시나브로 뜯어다 먹곤 했었다.
그 여름이 지나, 집앞 팽나무 잎새귀가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는 걸 보니, 걷이를 해야하는 시즌이 되었나 보다.
짐짓, 밭주인이 잠깐 자리를 비운 여름날 사이에
지렁이가 파먹고,
굼벵이도 파먹고,
두더쥐가 파먹고도 모자랄 판국에 주인네를 생각해서인지 이 만큼이나 남겨두었으니,
요 녀석들게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 여름 잡초와 시름하다 항복수준. 이제는 승기를 잡아 일단, 잡초와 고구마 줄기를 예초기로
탱글탱글하니, 먹음직스러운 녀석들이 제법 모습을 드러낸다.
결실의 재미를 만끽.
아직 잠이 덜 깬 지렁이 녀석.
아주 튼실한 놈도 몇개 있다.
농부네 집 모양새. 베란다 온통 발 디딜 틈이 없다.
걷이가 끝난 황량한 텃밭.
이제는 수확을 했으니, 여럿이서 나눠 먹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