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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영그는 날]/정치판 뒤집기

공개수업에서 나타난 교원평가제 반대의 허구성

by 만경사람(萬頃人) 2010. 7. 8.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5월 교원평가에 참고하기 위해 제물포 교사의 공개수업을 참관했다. 평소 자녀가 수업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을 땐 괜히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 줄 알았다.

제물포 교사가 수업 시간 내내 칠판에 쓴 것이라고는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베낀 용어 설명 두 줄이 전부였다. 이 교사는 학생들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쩔쩔매기도 했다. 일부 학생은 다른 과목 책을 버젓이 펼쳐놓고 공부하고 있었다. 공개수업을 참관한 학부모들은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서면으로 진행한 교원평가에서 학부모들은 항목당 최저점인 1점도 아깝다며 옆에 ‘0점’을 그려 넣었다. “이 평가가 해당 교사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정말 뭔가 느꼈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잘 가르치면 왜 사교육을 시키겠어요?”


■ 확인된 ‘부실 수업’

해마다 똑같은 수업 되풀이
컴퓨터 조작에 15분 허비도

꼭 필요한 교원평가

교사들 자극 줄 유일한 기회
시행착오는 고쳐나가면 돼


○ 공개수업도 엉터리인데 교원평가 반대?

교원평가가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됐다는 학부모도 적지 않았다. 경기 남양주에서 고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문영란 씨(46)는 교원평가를 위해 학교를 찾았다가 문학 교사의 수업에 반했다. 학원을 한 군데도 보내지 않아 내심 걱정했지만 공개수업을 참관하고는 든든해졌다. 문 씨는 “문학올해 처음 시행된 교원평가제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학기 말까지 전국 대부분 초중고교의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각 학교는 서둘러 공개수업을 마치고 학부모들의 만족도조사 제출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충북 옥천에서 초중고교에 다니는 세 아이를 둔 학부모 박모 씨(42)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막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공개수업을 참관했다. 박 씨는 “지난해 사회 과목 수업을 보고 나름대로 잘 가르친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그 교사 수업이 지난해 것과 완전히 똑같아 놀랐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하는 질문이나 칠판에 그린 우리 지역 약도까지 점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습니다. 1년 동안 수업연구는 하나도 안 했다는 말인지….”

공개수업만을 위해 서둘러 수업준비를 해서 그런지 우왕좌왕하는 교사도 있었다. 고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송모 씨(43)는 “교사가 컴퓨터 활용 강의를 준비한 것 같았는데, 이런 수업에 익숙하지 않은지 수업시간 15분을 컴퓨터 조작하는 데 허비하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 학부모 학교교육 참여 유일한 기회

고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50)는 “학부모는 학교에 아이를 맡겨놓은 죄인이나 다름이 없다”며 “교사에 대해 불만이 있어도 자녀에게 피해가 갈까봐 말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학부모가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교원평가는 학부모가 학교 교육에 관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했다.

  교원평가가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됐다는 학부모도 적지 않았다. 경기 남양주에서 고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문영란 씨(46)는 교원평가를 위해 학교를 찾았다가 문학 교사의 수업에 반했다. 학원을 한 군데도 보내지 않아 내심 걱정했지만 공개수업을 참관하고는 든든해졌다. 문 씨는 “문학 작품과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준 뒤 학생들에게 글을 감상하고 창작하도록 하는 수업이 무척 신선했다”며 “수업을 참관한 학부모들도 시를 한 편씩 써냈을 정도”라고 전했다. 문 씨는 “교사들이 그 정도로 열심히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텐데, 교원평가를 뭘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