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08. 금
호박죽을 끓여 놨으니,식혜와 더불어 어머니께 갖다드리라는 집사람의 전갈이다.
생각치도 않았는데, 근무중 바쁜 와중에 점심먹는 시간을 쪼개어
어머니께드릴 죽을 끓여내 주는 집사람의 정성에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노랗게 먹음직스럽게도 단호박죽을 용케 잘 끓여냈다.
아직 저녁식사를 드시기에는 이른 오후4시
침대에 누워 부시시 눈을 감고서 무슨 상념에 젖어 있는 걸까~?
병실에 들어서자 반가히 눈을 크게 떠 재낀다.
"네가 어쩐일이냐~?"며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신다.
"어머니 드리라고 배오순이가 해준 호박죽이여~!"
어린애같이 호박죽이 담긴용기를 보고 퍽이나 기뻐도 하신다.
"그려~? 아이구 고마워라 배오순이가 해준것이여~?"
그러고 난 한참 후
"배오순이가 누구더라~?????......"
말끝이 흐려지며,누구였던가를 기억해내려 애를 쓰신다.
식사전이라 밥맛을 놓칠새라 식혜를 조금만 드려본다.
참으로 맛있다며, 누가 해준 것이냐며 또 물어보신다.
.
.
.
간다는 인사말에 어머니께선 벌써 서운해 하시는 것 같다.
모레 다시 또 오곘다는 말에,
"뭐하러 또 와~아....." 라며 말끝이 흐려진다.
"어머님이 보고 싶으니까 오지....참으로 어르신은 좋겠다"라며
이정님 간병사가 곁에 있다가 한마디 거들자,
"내가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라며, 어머니의 눈가에선 눈물이 흐르고 만다.
내몸은 문드러져도 어머니의 영원한 바램은 오로지 자식의 안위를 위한 것이련가~?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바램은,
잊혀지지도. 지워지지도. 닳지도. 않는 참으로 끈질긴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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