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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영그는 날]/가슴이 아린 얘기

16살 외아들이 간암 투병중인 아버지께 간 이식

by 만경사람(萬頃人) 2011. 1. 6.

"저에게 생명을 주신 부모님께 이렇게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고맙고 다행입니다"

간암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고등학교 1학년 외아들이 자신의 간 절반 이상을 떼어준 부자간의 사랑이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양산부산대병원(병원장 백승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경정수(49)씨에게 아들 규득(16)군의 간 70%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버지에게 선뜻 간을 떼어준 규득군은 생체 간이식을 위한 기증을 할 수 있는 나이인 만 16살을 겨우 보름 가량 넘겼다.

생체 기증은 골수를 제외하고는 16세 이상이어야 기증이 가능하고 20세 미만인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하에 가족에게만 기증할 수 있다.

규득군의 생일은 아버지의 수술 날짜 직전인 지난해 12월11일이었다.

아버지 경씨는 20년전부터 B형 간염 치료를 받아오다 정기검사에서 1.4㎝ 크기의 간세포암 의심 병변이 발견됐고 병원측은 동반된 간경변증 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초 간이식을 결정했다.

오전 7시에 시작된 수술은 무려 15시간에 걸쳐 계속됐고 규득군의 간은 아버지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규득군은 "아버지가 간염으로 평소에 약을 드셔서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간암을 앓고 계신 줄 몰랐다"며 "제가 외아들이고 나이가 어려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규득군은 평소에도 간염을 앓던 아버지의 약을 챙기는 것은 물론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일까지 챙기는 효자다.

규득군은 고모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아버지께서 빨리 완쾌하셔서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병원 주종우 장기이식센터장은 "수술 후 부자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며 희망으로 새해를 맞은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보며 참으로 가슴 따뜻함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