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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및생태]/여행&나들이

꼼장어안주에 쐬주 한잔. 남녘바다와 함께 취한다

by 만경사람(萬頃人) 2012. 3. 17.

[을숙도황령산, 그리고 자갈치 꼼장어]

부산에서 가장 낮은 땅에 피어난 갈대와 꽃밭 을숙도, 부산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황령산, 바다 향 짙은 부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자갈치시장. 이들을 돌아보는 부산의 '싱싱 자연의 맛과 멋'.

◆유채꽃이 아름다운 을숙도

낙동강이 끝나고 부산 앞바다가 시작되는 곳, 을숙도. 낙동강 하구둑과 철새들의 고향, 을숙도.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과 유채꽃밭, 을숙도.

을숙도는 섬이다. 강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이곳에 예로부터 사람 키보다 큰 갈대밭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져 있었다. 1983년부터 시작된 낙동강 하구둑 공사 때문에 갈대밭의 반 정도가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 남아 있는 갈대밭도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다.

갈대밭 사이사이로 난 길을 다 둘러보려면 3시간은 걸어야 한다. 그 길목마다 모래사구와 어울린 갈대밭 풍경, 물길과 어울린 갈대밭 풍경, 뻘과 어울린 갈대밭 풍경 등 다양한 갈대밭 풍경을 볼 수 있다.

을숙도 유채꽃밭

그곳에 바람이 불어오면 갈대가 물결처럼 출렁이고 갈대밭 전체가 일렁이는 것 같다. 그 모습에서 꾸미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거칠고 황량한 그곳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은 인공으로 꾸민 아름다움에 익숙해진 우리의 감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을숙도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갈대밭 때문만은 아니다. 을숙도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1996년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는 50여종, 10여만마리의 철새들이 쉬어가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세계적 희귀조인 재두루미, 저어새, 흰꼬리수리 등이 겨울에 날아와 장관을 이룬다.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는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 도래지 중의 하나 일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 러시아를 잇는 지역으로서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자연의 아름다움 한쪽에 사람들이 쉴 수 있는 편의시설도 만들었다. 을숙도 유채꽃밭의 노란 꽃물결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6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을숙도 자동차 전용극장은 다양한 영화의 상영과 이벤트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을숙도문화회관에서는 각종 문화행사 및 전시회가 열리고 건물 주변에 롤러스케이트 경기장, 축구장, 잔디광장, 휴게소 등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을숙도 갈대밭

◆벚꽃길 따라 올라 바라보는 광안대교 바다 풍경

을숙도는 부산의 서쪽에 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면 부산항을 지나고 광안리해변, 해운대해변이 나온다. 부산항을 지나서 광안리해변으로 가는 길에 내륙 쪽으로 황령산이 있다. 황령산은 부산의 명소 중 하나다.

황령산은 부산진구 남구 수영구 등 부산의 중심부를 한눈에 내려볼 수 있는 요충지에 있다. 427m 정도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주변에 높은 산들이 없어서 산이 높아 보인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길도 있고, 자동차로 정상부근까지 올라갈 수 있다. 굳이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차로 오르는 길 곳곳에 전망 포인트가 있다.

황령산 오르는 찻길 벚꽃

그곳에 서면 부산 광안리와 해운대, 광안대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반대쪽에서는 부산항과 바다, 태종대가 있는 영도 등도 다 볼 수 있다.

이곳의 조망은 낮과 밤이 다 매력있다. 오밀조밀한 사람 사는 도심과 가슴 탁 트이는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특히 봄이면 황령산으로 오르는 길에 벚꽃이 볼만하다. 밤이 되면 도심의 휘황한 불빛과 광안대교의 조명쇼 등 환상적인 야경을 만끽할 수 있다.

황령산에서 내려다본 광안리 광안대교

황령산은 동래가 신라에 정복되기 이전에 동래지방에 있었던 '거칠산국'에서 온 산 이름으로 전해진다. '거칠산국'에 있는 산이라서 '거칠뫼'라 했던 것이 한자화하는 과정에서 '황(荒)', '령(嶺)'의 '황령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상에 '봉수대'와 산기슭에 천연기념물인 '구상반려암'이 있다. 해마다 산신제와 더불어 봉화 재현을 하고 있다.

◆바다 향, 부산의 맛 자갈치시장

을숙도와 황령산에서 아름다운 부산 풍경을 경험했다면 다음은 바닷가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싱싱한 부산의 맛을 봐야 한다. 그러기에는 자갈치시장이 제격이다.

황령산에서 내려와서 곧바로 자갈치시장으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해운대 옆 미포선착장에서 해운대 유람선을 타고 부산항까지 바닷길을 따라 유람을 하는 것도 괜찮다. 해운대, 동백섬, 광안대교, 오륙도, 태종대 등을 바다에서 바라볼 수 있다.

부산항 자갈치시장 건물

유람선은 부산항에 도착한다.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바닷길 오른쪽에는 바다를 정원 삼아 살아가는 바닷가 마을이 있다. 오래된 집과 아파트들이 바다에서 이어지는 산기슭부터 산 중턱까지 빼곡하게 들어섰다. 바다 쪽에서 바라보는 그 마을 풍경이 운치 있어 보인다.

그 풍경을 지나 부산항으로 들어가다보면 영도다리와 부산대교가 보인다. 또 한쪽으로는 자갈치시장 건물이 유리성처럼 바닷가에 버티고 있으며 그 뒤로 용두산공원의 등대전망대가 보인다. 다리 밑을 통과하면 산 중턱까지 빼곡하게 차 있는 집들이 바다 오른쪽으로 보인다. 빼곡하게 다닥다닥 붙어서 산을 기어오르는 집들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저렇게 많은 집마다 불 밝히는 밤이면 항구의 불빛과 어울려 동화 속 마을 같을 것이다.

자갈치시장은 그런 바다풍경을 앞에 두고 있다. 자갈치시장 건물 앞 나무 데크에 나가면 부두로 들고 나는 크고 작은 배들의 분주한 일상을 볼 수 있다. 건물 안은 온통 해산물이다. 수조에 담기거나 다라에 담겨있거나 진열대 위에 올려진 해산물과 팔고 사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풍경이 또 하나의 볼거리다.

자갈치시장 해산물 좌판

살아 있는 해산물도 즐비하고, 해산물 말린 것을 파는 가게도 많다. 그곳에는 또 회나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있다. 그렇게 수많은 먹을거리 가운데서 꼭 맛봐야 하는 부산의 맛이 '꼼장어'(먹장어)다.

바닷가에 줄지어선 포장마차에서 다 꼼장어를 판다. 물론 건물 안에도 꼼장어 파는 곳이 있지만 바닷가 풍경에 어우러진 포장마차에서 먹는 게 더 운치 있다. 꼼장어 서너마리에 갖은 야채와 양념을 넣고 연탄불에서 은근하게 볶는다. 매콤하고 약간 달콤한 양념장 맛과 꼼장어 자체의 맛이 어우러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을 만들어 낸다.

꼼장어 한접시에 두명이 앉아 소주 한병씩 먹고 난 뒤 꼼장어 볶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딱 좋은 양이다. 배도 부르고 취기도 돈다.

그때부터 밤바다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하루 여행을 이야기하면서 여흥을 즐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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