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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영그는 날]/정치판 뒤집기

강명순의원이 바라는 진정한 복지

by 만경사람(萬頃人) 2012. 3. 24.

              2012'    03.   24       중앙일보에서

 

총선을 겨냥해 복지 공세가 한창인 여야 정당에 뼈아픈 일침이 가해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국회에서 손꼽히는 빈곤·아동복지 전문가 강명순 의원이다.

그는 어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복지 의존증이 증가해선 안 된다”며

“복지 포퓰리즘, 퍼주기식 무상복지가 아니라 국민들이 자활해서 잘 살 수 있는

복지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파이익만 추구하는 저급한 정치국회 아닌, 책임 있는 정책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

 대학시절부터 35년간 빈민운동에 몸바쳐 ‘빈민의 대모(代母)’로 불리던 강 의원은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아동빈곤법안, 노숙인·부랑인지원법안,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개정안 등 그가 주도해 국회를 통과한 복지 관련 법안이 11개나 된다.

이번 총선 후보 공천에서 제외됐으니 의정활동이 곧 끝난다.

19대 국회를 향해 초연한 자세로 토로한 강 의원의 고언(苦言)을 정치권은 귀담아 들어 마땅하다.

 강 의원은 여야 복지공약에 대해 “예산을 많이 늘려 퍼주는 것을 복지라고 생각한다”며

“보편적 복지·무상복지라는 이름 아래 절대빈곤층, 빈곤 아동·청소년 예산은 배제됐다”고 비판했다.

기초수급제도·복지전달체계 개선과 자활시스템 수립이 정책공약에서 빠진 점도 꼬집었다.

그는 “학교 급식만 해도 보편·무상으로만 가면 빈곤아동들은 저녁밥 굶고 토·일요일과 방학 때도 굶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도움 받아야 할 사람은 못 받고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이 받아서야 되겠는가”라고 했다.

“보육료든 대학등록금이든 다 돈만 나눠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의 복지 의존증·복지병은 이미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고 개탄했다.

 강 의원은 작년에도 몇 차례나 복지포퓰리즘을 겨냥해 쓴소리를 던졌다.

“민주당(민주통합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새누리당)도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복지 전문가의 충고에도 정치권은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고,

총선이 다가오자 급기야 90조원(새누리당), 165조원(민주통합당)을 앞으로 5년간 쏟아붓겠다는 복지공약들을 내놓았다.

재원 마련에 도저히 셈이 서지 않는데도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이다.

오죽하면 대학생들조차 공약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겠는가.

 어제 기자회견 후 강 의원은 “자고 나면 (즉흥적인) 복지공약들이 툭툭 튀어나와 4년간 정말 답답했다.

위가 다 망가졌다”고 회고했다.

“국회의원은 대화와 토론을 해야 하는데 본회의장에서 논리도 없이 소리 지르고 최루탄까지 터뜨리는,

초등학생 수준도 못 되는 정신 나간 분들이 많더라”며 “국회를 떠나게 돼 개인적으로는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했다.

어제 4·11 총선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시작됐다.

일반 유권자들도 강명순 의원의 ‘18대 국회 소회(所懷)’를 곰곰이 되새길 필요가 있다.

특히 정당·후보들의 복지공약을 두 눈 부릅뜨고 살펴보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