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2. 04
요즘 들어 식사를 통 못하신다는 간호사의 전갈이 있었다.
구운 김 하나면 예전처럼 식욕이 되돌아 올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왠지 앞선다.
저녁식사라도 챙겨 드릴겸사 시간 맞추어 병실을 들어서니
초췌하고 수척해지신 모습으로 깊은 잠에 빠져 계신다.
병실 간병사께서 아드님 오셨다며 아무리 깨어도 막무가내다.
곤하게 잠드신 걸 깨우기가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다.
식사를 김에 싸드린다 한들 드실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행여 반 기대반으로 식사를 챙겨 드려보지만, 영 내키지 않으신지 잡수시려 하질 않는다.
아예 드시려 하질 않는다.
도대체 어느정도 식사를 안하시길래 요 며칠 사이에 이정도가 되셨는지.....
입벌림이 예전치 못하고, 도토리만한 감자조림하나 입에 넣어 드려 보지만, 삼키는 것조차 힘들어 하신다.
어머니의 그 끈질긴 생이 이렇게 하루 하루 깍여나가는 것 같아
왠지 모를 서글픔에 망연해진다.
가슴에 커다란 멍울 하나가 울컥하고 치밀어 오른다.
여느때 같으면 "오~! 네가 어쩐일이냐~?"며
무척이나 반가워 하시고도 남을 그런 어머니께선 오늘따라 눈꺼풀 조차도 무거워 함인가?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다.
머리 맡엔 종이팩 두유가 뎅그마니 놓여 있다.
그만큼 식사를 못하고 계시다는 반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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